죽는 게 두려워? ... 두렵긴. 인간은 매일 목숨 내놓고 살잖아. 형, 우리 그냥 죽자. 나사 빠진 인간들의 삶. 어디 하나 망가진 것 같은 인간들의 삶. 구린 인간들의 세상. 솔직히 그렇잖아. 밖으로 나가는 동시에 우리는 교통사고로 뒤질지도 모르고, 어떤 미친 새끼가 칼로 찌를지도 모르고. 아 그렇다고 집에 있다고 안전한 건 아니고. 집에서 가스 터져서...
형 시발 우리 이 정도면 운명 아니냐? 운명? 운명, 참으로도 거창한 단어였다. 퍽이나 거창한 단어를 이효민은 입에 올리고, 박정구는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체념한 듯 웃었다. 가장 하찮은 존재들이, 먹이사슬 피라미드 가장 아래에 위치한 둘이 거창한 운명씩이나 된다는 말이. 그래도 둘은 운명을 즐겼다. 사랑을 속삭이기도 했고, 정말 붉은 실이 새끼손가락에 ...
https://soundcloud.com/devonbaldwin/ocean-prod-by-christoph-andersson-1 그 애는 아쿠아리움을 좋아했다. 어딜 가고 싶으냐는 물음엔 아쿠아리움이라 답했고, 어디 있느냐는 물음에도 아쿠아리움이라 답했다. 질리지도 않는지 이효민은 아쿠아리움에서 살았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저 답답한 곳을, 물고기가 불...
https://youtu.be/7AEKSNBPGCM *성행위 묘사 주의 눈앞에 바퀴벌레가 기어간다. 평소와 같았다면 난리를 치거나, 애써 모르는 척 지나갔을 테지만 오늘만은 다르다. 빠르게 뽈뽈 기어가던 바퀴벌레는 사람의 기척이 느껴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운명을 눈치챈 것인지 이내 움직임을 그친다. 아무런 감정이 없는 얼굴을 유지하고 발을 들어 바퀴벌레를...
https://youtu.be/szpUd--LpsU 바보 같은 박정구는 그날도 미역국을 끓이고 있었다. 미역국이 아니라 육개장이 필요한 날인 줄 알았다면, 집 앞 쥐가 기어 다니는 허름한 슈퍼에서 산 3분 미역국이 아닌 이효민이 미쳤다고 옆에서 속삭일 만큼 비싼 소고기를 사고, 더럽게 많이 들어있어 오늘 이후 몇 년 뒤에나 발견될, 허연 곰팡이가 자랄 미역...
형, 형이 매일 가지고 다니는 청 테이프 존나 구려. 뭐래. 그냥……. 그냥 청 테이프 그거, 그게 너무 형 같애. 입김 솔솔 나오는 겨울이었다. 효민은 담배를 태우지 않아도 입김이 나온다며 입술을 붕어같이 오므려 숨을 내뱉었다. 형 누가 더 길게 숨 쉬는지 대결하자. 와 같은 바보 같은 말도 빼먹지 않으면서. 숨이 눈에 보여 속일 수가 없다고. 이효민은 ...
차서준의 오른쪽 엉덩이에는 몽고반점이 있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차서준의 비밀. 차민혁도, 노승혜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차서준의 비밀. 차기준만 알고 있는 차서준의 비밀. "야 형, 나 들어간다?" "아, 안 돼! 아직이야." "아 그럼 빨리 좀 나와. 찝찝해 죽겠다고오." " 좀만 기다려봐 금방 나가." 어렸을 때는 같이 씻기도 했으면서. 밖에서 하도 뒹...
"으 덥다" 화평은 진득하게 달라붙는 와이셔츠를 펄럭이며 땀을 식혔다. 송글송글 땀이 맺히다 못해 볼을 타고 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손등으로 거칠게닦아내며 덥다는 말만 연신 내뱉었다. 푹푹 찌는 지금, 한여름에 당연한 반응이건만 바람은 최윤에게만 부는지 혼자 머리칼을 흩날리며 먼저 걸어가는 최윤을 노려봤다. "최윤 나 덥다구." 저보고 어쩌라는 건지 연...
야, 너 그거 나 사랑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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